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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의 쾌변독설

72thinline 2015. 1. 7. 21:35

 


신해철의 쾌변독설

저자
신해철, 지승호 지음
출판사
부엔리브로 | 2008-03-07 출간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책소개
세상을 씹어서‘퉤’뱉어라 !!!대마초 합법화, 간통제 폐지, 인...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얼마전 작고한 신해철이 그리워 집어든 책이다. 내 학창시절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셀러브리티라고 할수 있는데, 이 책을 읽다 보니 의외로 나와 비슷한 점도 꽤 있었다는 걸 알고 반갑기도 했다. '평생 음악을 하면서 살 수 있다면 평생 내 명의로 된 집이나 개인 재산은 갖지 않아도 좋다'는 식의 말에서 드러나는 순수함이랄까. 현실을 모르는 낭만주의자라고 가끔 매도당하기도 하는 그런 면 말이다. 그도 나처럼 <천국의 열쇠>에 나오는 치셤신부로부터 감동을 받았던 한 소년이었던 것이다.

이 책에서 드러나는 음악에 대한 전문성과 교육이나 정치를 바라보는 식견등을 보고 있으면 참 아까운 인물이 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면 본인도 어느 정도는 인정하는 허세랄까 그런 면이 조금 엿보였다. 특히 진보적인 사안에 대한 생각에서 드러나는 지적 허세말이다. 타협이 서투르고 포용력이 부족한 좌파의 한계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부분이 몇군데 있었다. 가령 피상적인 이해 수준으로 한류를 다소 폄하한다던지,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사고를 들어 한강의 기적을 뻥으로 매도하는 것이 그렇다. 한류나 한강의 기적 모두 우리 스스로 이름 붙인 것은 아닌데 말이다.자신이 가진 것을 감사할 줄 모른다는 것이 진보세력의 특징인 것일까. 그러면서 소소한 행복을 놓치고 앞을 향해 달려가기만 한다며 한국사회를 비판한다면 그것은 이율배반이 아닌지.

처음 책을 폈을 때는 그렇지 않았는데 나도모르게 비판적으로 읽게 되더라. 이미 이 세상에 없는 사람인데도 그렇게 삐딱해질수 있다는게 슬프고 복잡한 기분이었다. 아직도 그가 떠났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