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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교수의 영화에세이

72thinline 2015. 5. 20. 21:13



김성곤 교수의 영화에세이

저자
김성곤 지음
출판사
열음사 | 2007-11-09 출간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책소개
이 책은 레인 맨, 람보, 나 홀로 집에, 다이하드, 배트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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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영문학 교수인 만큼 미국 문화와 영문학에 대한 풍부한 지식이 영화 해석의 큰 줄기를 이루고 있다. 주로 잘 알려진 헐리웃 영화를 중심으로 분석을 한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확실한 재미도 보장한다.

사람들이 상업주의에 대한 편견으로 헐리웃 영화를 깍아내린다고 전제하는 부분은 좀 생뚱맞게 보였다. 예나 지금이나 대부분의 헐리우드 대작들은 그것이 잘 만들어진 경우 충분히 작품성을 존중받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반복된 피해의식의 발로는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아쉽게 느낀 점으로 연결된다. 교수라 그런지 교훈을 강요하는 듯한, 가르치려는 서술 태도가 곳곳에서 보인다는 것이다.

예술에는 정답이 없다. 허나 이 책을 보다 보면 마치 상징하는 바에 대한 정답이 딱딱 정해진 중학교 문학 참고서를 읽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그런 논조가 좀 지나치다 싶을 때는 자신의 생각에 영화를 끼워 맞추는 느낌까지도 들었다. 저자는 전체적으로 모더니즘 & 포스트 모더니즘의 이분적 관점에서 영화를 조망하는데, 흑백논리의 이분법 시각을 비판하는 포스트 모더니즘을 옹호하면서 자신의 시각을 절대화 하는 모순을 범하고 있다. 

책이 쓰여진지 20여년이 지나다 보니 지금 상황에서 보면 너무 시기가 지난 것으로 느껴지는 부분도 눈에 띈다. 90년대 초 우물한 개구리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던 한국영화에 대한 안타까움이라던지 컴퓨터와 기계에 대한 세기말적 불안감 같은 것들이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