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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은 왜 조선일보와 싸우는가

72thinline 2010. 1. 6. 14:27








유시민
/개마고원


조선일보를 죽여야 하는 이유

80년대 동아일보의 기자들이 군화발아래서 신음하는 동안, 발행부수 3위였던 조선일보는 일제시대 그랬던 것처럼 독재 정권 앞에 바싹 업드려 대한민국 1등 신문으로 올라선다. 예나 지금이나 일관성 있었던 것은 강한자 아래서 비굴하고 약한 자 위에 군림하여 자신의 영달을 공고히 하는 것. 인권 변호사 출신으로 진보를 표방했던 노무현과 언제나 '민주화' 와 '개혁'의 반대편에 있던 조선일보 사이에 전쟁은 필연적이었다.
삼성을 빼고는 경제권력을 얘기할 수 없는 것처럼 조선일보를 제외하고 언론 권력을 논할 수 없다. 조선일보의 힘은 언론계 전체를 장악한 헤게모니에서 나온다. 노무현에 관한 한 주도적으로 의제와 패러다임을 설정하고 왜곡된 프레임으로 노무현을 바라보게 만든다. 그 과정이 너무나 교묘하여 조선일보와 공개적으로 싸우는 한겨레 기자들까지도 여기에 말려들 정도다. 
저자는 노무현이 조선일보와 전쟁을 벌일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민주주의의 성숙을 뜻한다고 한다. 조중동의 여론 독점이 약화되고 인터넷과 네티즌으로 대변되는 시민 사회가 등장하면서 일방적으로 얻어맞는 것을 넘어 비로소 반격을 가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 것이다. 
양 세력 사이에 분쟁의 단초가 된 '요트사건'부터 시작해서 조선일보가 노무현을 어떤 식으로 매도하며 몰아갔는지, 노무현은 어떤 식으로 반격하며 대선에 임했는지. 노무현을 싫어했던 사람들이라면 커다란 충격을 받을 것이고, 나와 같이 평소 지지했던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어느 정도 충격을 받을 것이다. 
이 책은 단순히 개인과 조직의 대결에 관한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정치와 언론을 보다 논리적이고 통찰력 있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모두에게 권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