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thinline
2011. 3. 30. 23:08
진중권
/휴머니스트
시중에선 미학의 길잡이로 여겨지는 책이다. 거의 유일하다 싶은 미학 입문서인 걸로 알고 있는데 다소 어려운 편이다. 철학의 입문서로 많이 읽히는 이진경의 <철학과 굴뚝 청소부>같다고나 할까. 입문서이지만 쉽지 않아 반복해서 읽어야 할 것같은 그런 책 말이다. 철학이나 미학이란 것이 원래 이렇게 난해한 것인지. 입문서가 아니라면 할말 없지만 확실히 내가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그리고 저자가 독일에서 유학을 한 탓인지 미학이란 주제를 서구적인 시각에서만 바라보고 있다는 점도 아쉽다. 책 속에 등장하는 도판이나 그림들은 고대 이집트 벽화 몇 점을 제외하면 죄다 구미의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미학책을 읽고 있는지 철학책을 읽고 있는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았다. 그만큼 두 학문이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저자가 평론가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글 또한 중간중간 난해한 영화평론 같이 관념적이고 추상적이라 한장 한장 넘기기가 쉽지 않았다. 이 책은 서양의 철학과 사상에 대해 어느 정도 배경 지식을 가진 사람이라야 쉽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그렇지 못하다고 판단된다면 쉬운 철학 책 몇권 정도는 읽은 후에 이책을 잡는 걸 권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