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정치,외교,행정

후불제 민주주의

72thinline 2011. 4. 14. 00:10





유시민
/돌베개
 

유시민의 헌법 에세이

역사를 거꾸로 돌리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집권을 바라보며 저자는 많은 생각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결과가 이 책인 것 같다. 그것은 '헌법'에 내재된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다시 되새김 하자는 것.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주권은 국민에게 있으며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내용으로 시작하는 헌법, 그 안에 해답이 있다는 것이다.
제1부-헌법의 당위에서는 헌법 조항을 중심으로 국가와 사회를 통찰해 볼 수 있는 에피소드들이 엮여 있고, 2부-권력의 실재에선 법전을 벗어나 정치 현실과 관련된 다양하고 흥미로운 에세이들을 접할 수 있다. 
참여정부 시절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하기도 했던 저자는 정책적으로 잘했음에도 비난 받는 일부 부분에 대해서는 소명을, 실패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그 원인과 시행착오의 과정들을 담담히 서술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등 참여정부 시절 인사들과 관련한 내용들도 재미있었지만, 종교, 체벌 등 다양한 사회적 쟁점에 대한 글들 속에 저자의 인간적인 면모가 고스란히 담겨있어 그의 다른 어떤 책들보다도 즐겁게 읽은 책이다.

민주주의에 대한 상식과 교양이 부족한 지도자는 민주주의에 대한 일시적 위협 요인이 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그런 면에서 우리의 민주주의를 위태롭게 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위험한 것은 주권의식과 책임의식이 부족한 국민들 자신이다. 억제할 수 없는 주관적 욕망에 사로잡혀 아무런 방법도 제시하지 않은 채 그 욕망을 무제한 충족시켜주겠다고 공언하는 거짓 구세주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는, 그리고 그 욕망이 충족될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 가차없이 돌아서서 또다른 메시아를 고대하는 무책임한 주권자는 민주주의 자체를 위협한다. 결국 민주주의는 시민 개개인이 스스로를 계몽하고 발전시키는 꼭 그 만큼만 앞으로 나아간다.
-53p

결국 권력의 도덕과 능력은 장기적으로 대중의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다
-p16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