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웅진지식하우스


미학자 진중권의 한국인 낯설게 읽기

빨리빨리 주의, 냄비근성, 거친 운전문화 등 내가 한국인이면서도 한국인은 도대체 왜 이런 성질을 가지게 되었을까 궁금한 사람. 특히 유학이나 잦은 출장 등을 통해 외국 생활을 많이 해 보지 못한 나같은 사람에게 참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책이다. 
자신을 객관화시켜서 바라 본다는 것. 자신이 사는 사회를 낯설게 바라본다는 것은 무척이나 어렵다. 그간 박노자나 여러 일본인들이 한국인과 한국 사회를 비평하는 책을 쓴 것을 보며 느낀 것은 뭔가 불편하면서도 찝찝하다는 것.
비로소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아무리 우리말이 익숙한 외국인이라고 하나 30년 이상을 지내오며 모국에서 벌어진 역사적 사건들에 대해 인과관계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내국인과 같을 수는 없다는 것을 말이다. 물론 저자가 내국인으로서 가지는 단점도 존재한다. 하지만 저자 역시 서구의 석학들의 견해를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한다는 점과 오랜 기간의 독일 유학 생활과 일본인 아내를 통해 다문화를 경험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단점을 크게 볼순 없을 것이다. 
대부분이 한국인과 한국 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이지만 확실한 전후 역사인식과 논리적인 구조를 가지고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찝찝함은 커녕 명쾌하다. 토론의 말빨로 유명한 저자지만 오히려 그의 말보다 글이 더 훌륭하다는 것을 새삼스래 느낀다.
 
★★★★
Posted by 72thin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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