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명
/을유문화사
일본의 한계 - 정신의 빈곤과 철학의 부재
솔직히 말해 나는 일본을 혐오한다. 일단 일본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음에도 미디어를 통해 숱하게 보고 들은 것들을 통해 판단할 때 결코 좋아지지가 않는 나라다. 게다가 최근에 한국의 역사와 대중 문화, 스포츠 등의 분야에서 일본인들이 조직적으로 저질러온 왜곡,날조,매수 짓거리들을 접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일본이 싫어지게 된 것이다.
하지만 내가 일본을 싫어 하는 것은 그만큼 관심이 있어서기도 하다. 비록 지는 해라고는 하나 아직까지 아시아 유일의 선진국, 경제 대국이라는 일본. 결국 내가 이 책을 잡게 된 동기도 그동안 학교나 방송에서 그토록 배우고 따라잡아야 한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일본'의 모습과 내가 실 생활에서 맞닥드리는 '일본'의 모습과의 괴리감이 너무나 컸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본이란 나라는 분명 혐오스럽지만 일본인들은 얼마나 흥미로운가? 집단주의와 개인주의, 온순함과 잔학성 등등, 일본인의 기질은 모순으로 가득 차 있다.
서론이 길었는데 결론으로 넘어가보자. 이 책은 내가 그동한 느꼈던 것이 단순한 편견이 아님을 깨닫게 해주었다. 그것은 바로 일본의 한계가 '정신의 빈곤, 철학의 부재'에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일본 생활을 오래한 것은 아니지만 나름 냉철한 시각과 가벼운 필치로 이러한 일본 사회의 문제점을 설명하고 있다.
출판된지 10년이나 지난 상황에서도 무리없이 읽힌다는 것은 세월의 흐름을 잘 타지 않는 책이란 뜻일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출판되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베스트셀러 '일본은 없다'(전여옥의 도작)와 비교해 약 1/20만큼만 팔렸다는데 내가 보기엔 그책보다 적어도 4배는 낫은 책이다. 다만 중반 이후 논의가 중복되는 감이 있고, 막판에 정리나 요약없이 내용이 중간이 끊기는 것처럼 마무리 되는 구성이 조금 아쉽다.
★★★
Posted by 72thinline